실패로 돌아가서 가장 안타까웠던 습관실험은 천자문 외우기였다. 이름쌓기 게임하듯 매일 8글자 씩 쌓아올리는 전략이었는데, 500자까지 성공했었다. 500자 정도 되니 외워서 한 번 써내려가는 데만도 20분이 넘게 걸리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그 습관실험은 열흘 간의 독일 출장 때문에 리셋되고 말았다. 아마 230자 쯤이다면 계속 이어갈 수 있었을 지 모르는데, 하필 500자가 막 넘은 시점이어서 “그래도 반은 성공했구나’ 하는 절반의 만족감이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힘들게 외웠던 천자문 500자를 다시 불러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또다시 3개월이 걸리는 작업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절반의 성공도, 실패는 실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