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할 때쯤 파나소닉 CDP 780으로 바꿨다. 가방에 넣고 다녀도 웬만해선 튀지 않는 40초 안티쇼크 기술 때문이었다. 이 친구는 아직도 내 책상 위에 있다. 버튼 작동은 제멋대로이지만 플레이는 잘 된다. 젠하이저 PX-200으로 듣는다.

직장을 가지게 된 첫 해, 일부러 서울까지 올라가 인켈 앰프와 CDP(7RMKII/7CMKII), JBL 톨보이 스피커 LX2000을 사 왔다. 2주 정도 에이징 한답시고 음악을 틀어놓고 출근을 하는 매우 즐거운 나날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할 때 문 밖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아 이상했다. 도둑님이 인켈과 JBL을 모두 업어간 것이었다. CDP 안에 들어 있던 재즈 하모니카 투츠 틸레만스의 CD까지 몽땅.

케이블 보는 눈은 없었던지 그것만 두고 갔다. 꽤 좋은 것이었는데. 푸훗.

그 사건 이후 한동안 암흑같은 미니콤포넌트 시절을 견뎌낸다.

3년이 지나 결혼과 함께 찾아온 희망.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캠브리지오디오 Azur 540D/A과 Epos M22 톨보이 스피커를 장만했다. JBL보다 훨 낫다. 이게 다 그 도둑님 덕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