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게 언제였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1집 [Showbiz]에 붙은 딱지는 라디오헤드의 아류라는 것이었지만, 2집 이후로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였고 오히려 라디오헤드보다 더 개성넘치는 음악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난 2집을 접한 이후로 Muse에 깊이 빠지고 말았다.

Muse는 기타, 보컬, 피아노를 맡은 매튜 벨라미가 중심이 된 3인조 영국 밴드인데, 라디오헤드 류의 음악을 하는 브릿팝 밴드 중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지난 수년간 라이브공연을 가장 보고 싶은 밴드가 바로 Muse였다. 파리나 미국, 호주를 갈 때마다 Muse가 언제 여기를 다녀갔다는 공연 정보를 접하고 아쉬워하고만 있었는데 드디어 서울 내한공연이 성사되었다. 그나마도 티켓 구하기가 힘들어서 우여곡절끝에 무대와 가까운 구역의 스탠딩 티켓 한 장을 거머쥐었다.

매튜 벨라미는 Muse에서도 신적인 존재인데, 정말 그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 2시간 동안 물 몇 모금만으로도 라이브 보컬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일렉 기타를 휘갈기는가하면 어느새 하얀색 Kawai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신들린 듯이 두드려댄다. 밴드 멤버 3명이서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정말 대단했다. 메튜는 음반에서 들려준 보컬의 효과를 내기 위해 확성기를 들고 노래를 부르기도 해야 했고, 기타를 메고 피아노에 앉아 연주를 해야될 만큼 바쁘신 몸이었다.

그야말로 음악의 신(muse)이 재림하신 것.
매튜가 신이 아니라면 천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