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질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논고의 마지막 문장. 심오하고 아름답다.

논리철학논고는 7절로 구성되며, 마지막 7절은 단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논리철학논고를 끝맺는 이 문장은 비트겐슈타인 본인이 1~6절에서 논증한 명제를 지워버린다는 점에서 ‘논리적’이기보다는 ‘문학적’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의 역할을 두 가지로 보았는데, 그중 하나가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과학적인 명제를 ‘말할 수 있는 것’으로, 윤리와 도덕의 문제를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말할 수 없는 것’은 ‘보여야 하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을 일컬어서도 ‘말할 수 없는 것’이라 하여 일부 철학자들의 반대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 자신도 ‘말해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논증을 ‘철학서’를 통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작업의 결과물이 논리철학논고의 1~6절이었다. 결국 비트겐슈타인은 7절을 ‘통째로’ 할애하여 자신의 작업을 지워 버린다.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논고를 선언적인 명제가 아니라, 하나의 훈련 과정으로 보아 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7절의 바로 앞을 보자. 비트겐슈타인의 의도는 명확하게 드러나며 7절의 문장은 심미적인 지위마저 확보하게 된다.

6.54 나의 명제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 의해서 하나의 주해 작업이다. 즉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만일 그가 나의 명제들을 통해-나의 명제들을 딛고서- 나의 명제들을 넘어 올라간다면, 그는 결국 나의 명제들을 무의미한 것으로 인식한다. (그는 말하자면 사다리를 딛고 올라간 후에는 그 사다리를 던져 버려야 한다.) 그는 이 명제들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면 그는 세계를 올바로 본다.

7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